선교 소식(크로아티아)
사랑하는 동역자 여러분.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문안 드립니다.
유래 없는 코로나19 펜데믹 사태는 화마가 지나간 것처럼 우리 모두에게 큰 영향을 끼쳤고, 지금도 여전히 꺼지지 않는 불처럼 타고 있습니다. 지난 3월, 이곳에 140년 만에 발생한 큰 지진 이후 조금씩 자그레브는 안정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3주 전에 펜데믹 봉쇄가 해제되어, 과거의 삶을 되찾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해제 후 다시 코로나 확진자가 급속히 확산되는 재 조짐을 보이면서, 다시 긴장감이 돌고 있습니다. 이 상황은 저희만 아니라 한국, 아니 전 세계의 모든 이들이 동일하게 겪고 있는 어려움이겠지요. 북미나 서유럽의 다른 국가나 지역에 비해 그나마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이곳도,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도 하나님의 보호하심은 우리와 함께 하셨고, 또 함께 하시길 간절히 원합니다.
돌아보면, 모든 것이 중단되고 봉쇄되어,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아무도 만날 수 없는 상황이었던 것 같은데 그래도 하나님의 역사는 중단되지 않고, 사역과 만남 위에 함께 하셨습니다. 지난 5월 경에 크론병으로 인해 저는 아팠습니다. 한 주간 거의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방에서 누워만 있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누워있으나, 움직이나, 늘 하나님의 은혜는 흐르고 있으며, 우리 가운데 동행해 주심을 깨닫습니다. 정지된 것 같이 보이는 상황에서도, 사역은 지속되고, 생명은 자라고 있었습니다. 교회도 학교도 현지인들도 알게 모르게 자라고 성장하고 있습니다. 어린 생명 같이 말이지요.
1. 한인교회(http://www.zkc.co.kr/)
자그레브 한인교회는 6월 28일 주일, 창립 9주년 감사예배를 은혜 가운데 드렸습니다. 2주 전부터 대중 집회가 가능해지면서 9주년 창립 감사예배를 극적으로 다 함께 모여 예배 드릴 수 있었습니다. 또한 3개월 만에 성찬의 떡과 포도주를 나누며, 공동체로서의 하나됨을 마음에 다시 새겼습니다. 봉쇄로 인해 온라인 예배로 대체되면서, 우리에게 일어난 변화는 수요찬양기도회가 시작되었다는 것입니다. 교회는 지금까지 매주 주일 예배만을 드렸는데, 이번 펜데믹 사태로 인해 비록 온라인이긴 하나 수요 저녁예배를 시작하게 되었고, 성도들이 각 가정에서 삼일 저녁에 하나님께 나아가는 환경이 조성되었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교회가 선교비와 구제비, 사례비와 운영비를 차질 없이 지출할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2. 한글학교(https://koreanzagreb.wixsite.com/mysite?lang=ko)
봄학기가 시작하자마자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되어 염려가 있었습니다. 이전에 한번도 해 보지 않은 온라인 수업을 어떻게 학교가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그런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씀 드린다면,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모든 학생들도, 교사들도 이에 대한 이견이 없을 정도로 고무적이었습니다.
올해 새롭게 영입된 곰도라와 라라는 하나님께서 학교에 주신 귀한 선물이었습니다. 두 자매는 현지 사설 학원의 영입 제안을 마다하고, 자신들이 배우고 자란 자그레브 한글학교에서 섬기길 원했습니다. 두 사람의 교사로서의 봉사는 학교의 위상을 높였고, 기도의 응답대로 교사들이 하나 둘씩 채워짐을 보게 됩니다.
펜데믹 상황에서도 봄학기 학교 운영은 차질 없이 되었고, 성경 읽기반의 학생들도 은혜 가운데 말씀을 공부하며 한 학기를 마치게 되었습니다.
3. 군선교회
크로아티아 군선교회의 회장, 드라젠을 보면 하나님께서 어떻게 한 사람의 인생을 인도하시는지를 느끼게 됩니다. 또한 선교사와 한 개인의 만남의 소중함을 느끼게 합니다. 과거 그는 가난했고 어려웠으며, 간절한 소망의 사람이었지만, 우리의 만남이 그에겐 인생의 전환점이 되어, 크로아티아 군선교회(MCFC)를 설립하고, 유럽군선교회(MMI)의 스텝이 되고, 이젠 자그레브에 두 곳의 사무실을 운영하며 유럽연합(EU)의 지원 하에 프로젝트를 조직하고 운영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예전엔, 만날 때마다 그를 위해 커피를 샀는데, 이젠 그가 날 위해 커피를 사는 모습을 보며 흐믓 합니다. 그는 나보다 더 좋은 차를 타고 다닙니다. 법인 차도 있고, 월급도 받고, 사람을 고용하며, 활발하게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 선교사로서 보람을 느낍니다.
4. 현지 사역
선교사로 10년 이상 크로아티아에서 있는 자는 많지 않고, 대부분의 선교사들이 떠났고, 돌아갔습니다. 오래 있는 것만으로 후한 평가 받는 것은 아니겠지요… 그 동안 어떻게 살았느냐?가 중요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크로아티아의 많은 사람들을 폭 넓게 알진 못했지만, 그 동안 이곳에서 만난 현지인들에게 사랑 받고 있음에 위로가 됩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위기가 왔을 때, 그것을 깨달았습니다. 제 주변에 돕는 수 많은 현지인들이 있다는 것을 말이지요. 그러면서 우리가 이곳에서 지낸 지난 시간들이 헛된 것은 아니었구나! 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10년이라는 시간 속에 많은 것이 변했습니다. 그 숫한 변화 속에서 좋은 친구로, 믿음의 조언자로, 동역자로 변함없이 그들 곁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합니다. 처음에는 한 개인을 만났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개인에서 가족으로, 가족에서 또 다른 새로운 만남으로 확장되고.. 이젠 그들에게서 태어나는 자녀들을 보면서 하나님의 놀라운 계획을 기대해 봅니다.
기도제목
1) 영육간의 강건함을 주시고, 맡겨주신 사역을 충성스럽게 감당할 수 있도록 기도하여 주십시오.
2) 교회와 학교 사역에 늘 하나님의 은혜와 보호하심을 위해서 기도해 주십시오.
3) 코로나19로 인해서 고통 당하는 현지인과 교인들을 위해서 기도해 주십시오.
4) 류블랴냐 한인예배가 코로나19로 인해서 지체될 뿐 아니라, 중단된 상태에 있습니다. 그 땅에 교회가 세워지도록 성도와 사역자와 환경을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5) 저와 문정미 선교사의 건강을 위해서 기도해 주시고, 적절한 때에 안식과 재충전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게 기도해 주십시오.
6) 세 자녀들 모두 성인이 되었습니다. 대학과 진로 등 인생의 길을 열어주시고 하나님께서 동행하여 주시길 기도해 주십시오.
7) 고 문창기 성도의 유족들을 위로 해 주시고, 가족 모두가 예수 믿고 구원 받게 기도해 주십시오.
8) 친형 김재욱 집사 가정이 미국으로 이주 후 많은 시련과 어려움에 있습니다. 위해서 기도해 주시길 바랍니다.
9) 저희를 섬기는 모든 교회와 동역자들이 코로나19 가운데서 잘 이겨내도록 중보 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2020. 6. 30.
자그레브에서